커피 그라인더가 중요한 이유

최근 에스프레소를 추출 도구를 사용해 보면서, 추출 원리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에스프레소의 진하기에 확실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원두의 분쇄도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믹서기만 사용하다가, 지인이 클래식한 핸드밀을 줘서 이것도 꽤 사용해봤습니다.

집에서 사용하던 분쇄기(칼날 믹서기, 저가형 핸드밀: 코니컬 버 분쇄기)를 이용해 이것 저것 조절해 보았는데, 믹서기는 잡맛과 탁한 느낌이 많이 나온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고, 핸드밀의 경우, 믹서기 보다는 훌륭했지만, 정밀하지 않아 의도한대로 분쇄 입자를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분쇄 날이 상황에 따라 벽에 자주 긁히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쇳가루?를 조금씩 곁들이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커피 그라인더에 대해서도 알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같은 기능을 하는 비슷하게 생긴 제품들인데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보면 다 같은 핸드밀인데 어떤 것은 1만원대 이고 어떤 것은 20만원대 입니다. 전동 그라인더 도 마찬가지입니다. 

 

"뭐지? 기능차이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가격 거품인가? 브랜드 인지도 값인가?"

 

그래서 이러한 가격의 차이가 도대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확인 해보게 되었습니다.

 

바리스타들이 커피 맛을 제어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가 분쇄 원두 입자의 균일성입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제품들이 주 기능은 비슷 하지만 정밀도와 내구성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제품 설명에서 정밀도와 내구성에 대해 주로 언급을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정량화 하여 서로 다른 제품끼리 비교 가능한 기준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내용은 그냥 최대한 많은 사용기를 확인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원두를 분쇄하여 사용했던 경험들을 다시 되돌아 보니, 제 생각에도 이러한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식 되었습니다. 믹서기로 갈았을 때는 잡맛, 탁한 맛 증가, 그라인더로 갈았을 때는 특징이 있는 집중된 맛 증가…

이런 정보들과 인식으로 확인 해보니, 제품의 가격도 주로 정밀도와 내구성 등의 요소들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추가로 편의성, 디자인 등이 있겠네요.

 

정리하면,

1. 커피 그라인더의 핵심 가치는 커피 원두를 의도한 크기로 일정하게 분쇄할 수 있느냐(분쇄도 조절의 정밀성)로 판단됩니다.

2. 커피 그라인더의 가격은 주로 이와 같은 요소로 결정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고가의 커피 그라인더 가격에서 제조 단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제품의 최종 판매 가격의 주요 요인이 제조단가가 많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브랜드 인지도 및 제품 등급 나누기 등 기타 실제 들어간 비용과 상관 없는 거품성 요인 인지...)

 

어쨌든 정밀도와 내구성 등의 가치를 기준으로 저가제품과 고가제품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효과는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의 물리적 차이

저가 제품

원두 분쇄도를 어느 정도 조절할 수는 있으나 분쇄한 결과를 보면 미세한 가루, 조절한 분쇄도와 동떨어진 작은 크기의 입자, 조절한 분쇄도에 부합하는 크기의 입자 등이 다양하게 섞여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상황을 단순화 해보면, 잘 들지 않는 간격이 일정하지 않는 분쇄 날로 원두를 대충 깎거나 부수게 되어 나오는 결과물 입니다.


고가 제품

원두 분쇄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분쇄된 결과의 대부분이 자신이 설정한 분쇄도(크기)로 깎여 나옵니다.(미세한 가루 등이 거의 없다.)

이해하기 쉽게 상황을 단순화 해보면, 날카롭고 튼튼하며 회전 축이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분쇄 날로 의도한 간격을 칼같이 유지하면서 원두를 깎아 내어 나오게 되는 결과물 입니다.

 

저가 제품과 고가 제품에서 각각 나온 분쇄된 원두에 따른 커피 맛의 제어

이런 결과물을 기반으로 발생하는 효과는 다음과 같을 것 입니다.

  • 고가 제품의 경우, 일정한 크기의 분쇄 원두를 만들어 내므로, 물과 반응한 분쇄된 원두 가루 각각에서 커피의 특정 성분이 우러나오는 타이밍이 모두 비슷하게 되므로 이런 예측 가능한 상황을 통해 커피의 맛을 제어하기가 쉬워진다.
  • 저가 제품의 경우 분쇄된 원두의 크기가 제각각이어서, 물과 반응한 원두 가루 각각에서 커피의 특정 성분이 우러나오는 타이밍이 분쇄된 가루 덩어리의 크기 별로(각각의 가루가 물에 닿는 면적이 모두 다르다) 제각각이 되므로 다양한 맛이 섞여버린다.(잡맛) 즉 커피의 맛을 제어하기가 힘들어진다. 우러나오는 성분의 양도 제어하기 어렵다. 또한 미분(깎여 나온 것이 아닌 미세하게 부서진 원두)이 많으므로 추출된 에스프레소에도 필터를 빠져나온 미분이 더 많이 포함되고 맛이 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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