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변경 시 카카오톡 백업 문제

통신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번호이동/기기변경 등으로 인해 기존 휴대폰에서 새 휴대폰으로 데이터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 몇년에 한번씩은 꼭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때 데이터 이전 작업을 수행하는 순서가 잘못될 경우 이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의 카카오톡을 실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어 중요한 대화 내용(문자, 사진, 동영상 등) 데이터를 모두 날려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데이터를 잘못 지우는 실수는 할 수 있겠지만, 카카오톡의 경우는 내 잘못으로 데이터를 지웠다는 스스로도 인정할 만한 어떤 뻔한 종류의 실수(ex. 피곤하거나 졸고 있는 상태에서 키를 잘못 누르거나 판단을 잘못하는 등의 뻔한 실수)가 아니라, 그냥 통상적으로 잘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도 이미 부지불식간에 데이터를 날린 후 무엇을 잘못한 것이었는지 찾아야 하는 그런 실수를 유발합니다.

 

이런 이유로 카카오톡은 백업 절차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데이터가 날아가는 상황

먼저 데이터가 날아가는 상황을 간단하게 보면 주로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단말(휴대폰)에서 카카오톡 백업 절차를 수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별 생각 없이, 또는 새 단말을 사용해 보고 싶은 급한 마음에 우선 새 단말을 부팅하고 앱을 사용해 보면서 카카오톡도 로그인을 해 버리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기존 단말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삭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아예 참조할 수 없게 됩니다. 새 단말에서는 최근 3일간의 대화만 복원이 되는 상황이구요. 즉 내가 명시적으로 지운 적이 없는 오래동안 쌓여온 중요한 데이터(가족과의 대화, 업무상 중요 대화 내용 등)가 모두 날아갈 수 있습니다.



정상 절차

따라서 아래와 같은 절차를 참고하여 순서에 맞게 주의깊게 백업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1. 기존 단말의 카카오톡 대화방에 각각 들어가 대화내용 내보내기

  a. 카카오톡 실행 후 다음의 과정을 중요한 미디어 데이터(사진/동영상, 파일 등)가 있다고 판단되는 각각의 대화방에 대해 모두 수행해야 한다.
대화방 입장->더보기->설정->대화 내용 내보내기->모든 메시지 내부저장소에 저장

  b. 대화방의 내용을 대화 문자를 포함하여 사진/동영상/파일 등의 자료까지 내부저장소에 저장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백업 절차가 이렇게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내보내기 한 데이터를 ‘내 파일’ 앱 등에서 파일로 참조할 수는 있으나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다시 불러오는 것은 안된다.

 

2. 단말기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 옮기기 앱 등을 실행

  a. 삼성: 삼성 스마트 스위치

  b. 아이폰: 마이그레이션

  c. 아래 3번을 먼저 실행해도 되지만 3번과 5번 사이에 시간적 갭이 없을수록 데이터 백업에 대한 손실이 더 없을 것이라고 판단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이터 옮기기를 먼저 한 후 기존 단말에서 카카오톡 대화 백업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할 것 같다.

 

3. 기존 단말의 카카오톡 전체 대화 백업

  a. 더보기->설정->채팅->대화 백업 등

  b. 백업 하기 전 백업 데이터를 참조할 수 있는 암호 설정

  c. 대화 내용은 카카오톡 서버에 문자(텍스트)만 백업된다. 대화에 포함된 사진이나 동영상 등은 톡서랍이라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백업할 수 있다고 한다.

  d. 카카오톡 대화 백업은 휴대폰 기기를 변경하는 등의 상황을 위해 주로 사용되며 클라우드에 14일간 대화 텍스트(문자) 내용만 저장하는 것이다.

 

4. 새 단말에서 카카오톡 로그인

  a. ID/PW, 전화번호 인증 등으로 로그인

 

5. 새 단말에서 카카오톡 대화 내용 복원

  a. 백업 하면서 설정했던 암호를 입력하여 새 단말에 대화 내용 복원

 

이것이 정상적인 상황인가?

사진 동영상 등을 포함한 대화 백업 유료 서비스에 대해

앱을 믿고 사용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생성/저장한 데이터(사진/동영상, 기타 파일 등)를 개발사의 유지 비용이 들어가는 서버에 저장하는 것도 아니고, 각각의 휴대폰에 저장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작업도 아니고 단지 데이터 백업인데, 개인이 직접 백업할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제공해 주지도 않는 상황에서, 이걸 새 휴대폰에 이전 해 주겠다면서 비용을 요구하는 상황처럼 보입니다. 기술적으로 보나 사업적으로 보나 좋지 않습니다. 개인 소유의 멀쩡한 데이터에 제약을 걸어 사용을 불편하게 하거나 불가능하게 한 후 이를 다시 복구해 주는 대신에 비용을 청구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카카오톡과 랜섬웨어가 추구하는 사업 모델이 비슷한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텔레그램과의 비교

카카오톡과 다른 유명한 메신저 앱의 데이터 이전 작업과 비교를 해보면,

 

텔레그램 등에서는 이런 기초적인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 않습니다. 텔레그램은 클라우드 기반이어서 사용하는 단말(휴대폰, 공휴대폰, 태블릿, PC, …)이 변경되어도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기기를 이용해 인증만 제대로 해주면 각각의 기기에서 동시에 사용하는것도 문제가 없습니다. 또한 텔레그램 서버에 사진, 동영상, 파일 등의 데이터를 용량 제한이 거의 없이 영구히 저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습니다. 게다가 다른 수익(사익)을 추구하지도 않습니다. 

기술적으로도 매우 완벽해 보이지만 공공성이 매우 강하게 돋보이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훌륭한 메신저 앱 입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의 경우 모든 데이터가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됩니다.(서버에는 최근 3일간의 대화 내용만 유지 한다고 함) 게다가 휴대폰 사용은 또 1개로 제한하고 기타 단말에서의 동시 사용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이 외에 메신저 기능과 다른 별도의 요소들을 엮어 다양한 수익을 추구합니다. 그 중에는 창조적으로 보이는 것도 있고 이번처럼 얄팍하게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참고로 톡서랍이라는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면 텔레그램처럼 서버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저장할 수 있어서 휴대폰 변경 시 백업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은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텔레그램처럼 무제한이 아님)

기술적으로 좀 부족해 보이나 이쁘고 화려하게 보일 수 있는 요소들에 더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이고,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으로 인해 공공성이 어느 정도는 있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요소들을 엮어 수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메신저 기능은 미끼 생품이고 이를 통해 적어도 국내에서는 독점 플랫폼을 만들어 낸 상황으로 보입니다.

 

정리

기업이 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기업의 역량에 따라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돈 잘 버는 대기업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꼼꼼하게? 챙기는 것 같아 같은 나라에 사는 국민으로서 매우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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